이 영화는 전체관람가인데 성인들이 봐도 괜찮은 영화인 것 같다. 적어도 나는 재밌었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소피는 부모님이 모두 돌아가시고 고아원에서 생활하는 어린 소녀이다. 새벽에 잠을 자지 않다가 거인을 목격하게 되고 자신의 존재를 들켜버린 거인은 소피를 거인들이 사는 곳으로 데려간다. 소피가 사람들에게 거인의 존재를 말할 것 같아서가 이유였다. 거인은 말하는 것이 어눌하다. 꼭 한 단어씩 이상하게 말한다.그리고 알고보니 그는 거인 중에서 제일 작은 거인이지만 제일 착한 거인이었다. 왜냐하면 다른 거인들은 인간을 잡아먹지만 그는 사람을 잡아먹지 않고 오히려 다른 거인들에게서 소피를 보호해준다. 정말이지 영화 내내 보면서 소피가 거인들에게 잡아먹힐까봐 노심초사했다. 게다가 할아버지 거인은 다른 거인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기도 한다. 거인들은 노인공경도 모른다. 소피는 똘망똘망한 눈을 가진 용감한 소녀다. 보면서 문득 레인보우유치원에 출연했던 다니엘 현우 라샤펠과 닮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거인은 꿈을 수집하면서 어린이들이 좋은 꿈을 꿀 수 있도록 도와준다. 나에게도 이런 거인이 찾아온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 영화는 막바지에 어린이들의 동심을 지켜준다. 소피가 여왕에게 거인을 소개하기 위해 이름을 부르지만 계속 나타나지 않자, 나도 소피도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다행히도 그는 여왕 앞에 나타나고 사람들은 거인의 존재를 믿게 된다. 거인이 영국 여왕에게 정체를 밝히면서 일어나는 자잘한 에피소드들이 재미있다. 엄청난 음식의 양, 숟가락 대신 쓰이는 삽 등 거인에게 음식을 대접할 때의 모습을 잘 상상해서 연출한 것 같다. 마지막에는 여왕의 도움으로 나쁜 거인 무리들을 혼내주고 소피는 여왕이 사는 성에서 보살핌을 받으며 사는 장면으로 끝이 난다.

 

 

 

 

영화 제목은 마이리틀자이언트. 나의 작은 거인이라는 뜻이다. 이 제목이 의미하는 것은 주인공 소피가 아닐까 생각한다. 체구가 작고 어린 소녀이지만 그녀의 마음만은 거인처럼 크다는 뜻이 아닐까. 여기서 ‘나의’라는 소유격이 들어가는데, 이 소유격의 주체는 할아버지거인인 것 같다. 소피는 다른 거인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외톨이인 거인에게 소중한 친구가 되어 주었기 때문에 소피를 그냥 리틀자이언트가 아닌 ‘마이(my)'를 앞에 붙여 칭함으로써 애정이 듬뿍 담긴 느낌이 들게 해준다. 크기도 다르고 생김새도 다른 거인과 소녀의 우정이 이 영화의 핵심이 아닐까싶다.

 

그리고 인터넷을 서핑하다가 알게 된 사실인데, 원래 이 영화의 제목은 'The Big Friendly Giant'이다. 이걸 줄이면 'BFG'이다. 여기서 나는 한 가지 의문이 드디어 풀렸다. 영화 속에서 소피는 거인을 계속 BFG라고 부른다. 나는 처음에 그게 무슨 뜻인지 몰랐는데, 소피는 할아버지 거인을 '크고 친절한 거인씨'라는 뜻으로 부른 것이었다. 원래 제목인 'The Big Friendly Giant'는 소피의 입장에서 거인을 칭하는 말이고, 앞글에서 나의 추측이 맞다면 한국판 제목인 '마이리틀자이언트'는 거인의 입장에서 소피를 칭하는 말인데, 이 두 제목이 서로 대조를 이루는 것이 너무 신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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