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 책을 읽고 나서 좀 더 적극적으로 동물보호에 관심이 생기게 되었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동물을 많이 사랑해서 동물학대에 관해 굉장히 큰 관심이 있었다. 그래서 화장품이 만들어지면서 동물실험이 행해진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동물실험을 하지 않는 천연화장품을 쓰기 시작했다. 그리고 동물농장에서 모피공장에 관한 방송을 보고 엄청난 구역질을 해댔었다. 인간의 잔인함에 너무 치가 떨려 모피가 달린 옷을 갖고 있지도 않았지만 모피로 만들어진 옷에 대해 경각심을 갖게 되었다. 하지만 이렇게 동물보호에 관심이 많은 나에게도 여전히 모르는 것이 많았다. 도서관에서 문득 이 책을 보았을 때 흥미가 생겨 저절로 손이 갔지만 한편으로는 두려움이 많이 컸다. 너무 많은 걸 알게 될까봐 두려웠다. 책을 읽으면서 항상 나는 분노의 감정과 함께 했다. 어쩌면 인간이 이렇게 이기적일 수 있는지, 이걸 과연 일반인들이 모르고 넘겨야 되는 문제인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짐바브웨 사자 세실의 죽음이 한 때 큰 이슈를 불러일으켰었는데, 동물시체 옆에서 웃음 짓고 있는 사냥꾼들의 모습이 너무 충격적이었다. 그 사건을 계기로 아프리카에서 야생동물 사냥이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얼핏 알고 있었는데, 이 책을 통해서 ‘통조림사냥’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되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은 야생동물들을 밀렵꾼들에게서 보호하고 개체수를 유지한다는 목적으로 통조림사냥 사업을 시작했는데, 애초에 말도 안되는 잔인한 방식이다. 새끼사자들을 길러서 성체가 되면 펜스 안에 가둬놓고 사냥꾼들이 쉽게 사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근데 막상 관광객들은 사자보호소인 줄 알고 관광비를 지불하며, 이 사냥을 하기 위해 미국에서 많이 건너온다고 한다. 무지함으로 인한 잘못된 선택이 얼마나 많은 생명을 짓밟아버리는지 새삼 깨닫게 되었다.

 

그 밖에도 코끼리 상아와 코뿔소의 코뿔을 채취하기 위해 밀렵꾼들이 하는 짓은 정말 잔인하다. 코끼리는 나이가 많을수록 상아가 크고 긴데, 밀렵꾼들이 이런 상아를 많이 노린다. 코끼리무리에서 경험이 많고 나이가 많은 코끼리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노련한 경험으로 무리의 규칙과 생활을 안정적으로 하고 위험으로부터의 임기응변이 강하기 때문에 코끼리무리의 생존을 좌지우지하는 것이다. 태국에서는 코끼리를 관광상품으로 이용하기 위해 어릴 때부터 교육시킬 수 있는 새끼코끼리를 잡는데, 코끼리는 모성애가 강하고 유대감이 깊기 때문에 새끼코끼리 한 마리를 데려오려면 무리 전체를 사살해야 한다. 눈앞에서 죽임을 당한 가족들을 본 새끼코끼리의 정신은 과연 괜찮을까? 뿐만 아니라 교육하는 과정에서 야생성을 죽이기 위해 새끼코끼리는 많은 학대를 당한다. 그러니 태국여행을 갈 때 되도록 코끼리관광코스는 빼는 것이 좋다. 동물학대가 판치는 관광이 성하고 있는 이유는 수요가 있기 때문이다.

 

▲ 털 속에서 녹조가 자란 북극곰

 

동물학대가 판치는 관광이라고 하면 동물원을 빼놓을 수가 없다. 철창 안에 가둬놓고 사람들의 구경거리가 되는 동물들에게는 엄청난 고통이다. 어릴 때 필수로 갔던 곳이 동물원이 아니던가. 기억에 남는 것이 좁은 공간에 갇혀있는 호랑이가 왔다갔다거리는 행동이었다. 어릴 때는 왜 그러는지 이유를 알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게 불안증세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릴 때는 동물이 좋아 동물원을 갔지만 진실을 알게 된 지금은 동물원이 마땅히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넓은 자연에서 역동적이고 활동적인 생활을 하는 동물들에게 좁은 철창 안은 지옥이 다름없다. 북극곰도 마찬가지이다. 북극곰은 하루에 50만km를 이동할 정도로 활동거리가 넓고, 극지방에 사는 만큼 추운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는 신체구조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동물원에 있는 북극곰은 북극보다 따뜻한 날씨에 노출되고 매년 무더운 여름을 견뎌내야 한다. 북극곰의 털은 하얀색이 아니라 투명 그 자체인데, 우리나라의 따뜻하고 습한 기온 때문에 북극곰의 털 안에서는 녹조가 자라 털이 지저분해진다. 얼음지대를 걸어다니고 얼음물에서도 수영하는 북극곰에게 주어진 것은 여름보양식이라는 명목으로 주는 과일이 든 얼음덩어리뿐이다. 우리나라에 2마리의 북극곰이 있다는데, 그들이 우리나라 마지막의 북극곰이 되었으면 한다.

 

일본에서 돌고래 사냥을 한다는 것을 최근에야 알았다. 쇠파이프를 쳐서 나온 음파로 정신을 혼미하게 해 돌고래 무리를 그물 안으로 몬 다음, 수족관 관계자가 예쁜 돌고래를 선별하면 그 돌고래는 수족관으로 옮겨지고 나머지는 도축당한다. 바닷물이 뻘겋게 물든 사진을 보고 충격받았었다. 우리나라 수족관에 있는 돌고래 대부분이 일본에서 수입해온 것이다. 돌고래는 초음파로 의사소통을 하는데, 좁은 수족관에 갇혀있으면 초음파가 벽에 부딪혀 이리저리 되돌아오고 돌고래는 크나큰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수족관에서 갓태어난 돌고래가 바로 죽는 이유도 이런 맥락이 클 것이다. 넓은 바다를 헤엄쳐 다녀야 할 돌고래가 좁은 수족관에 갇혀 있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 그래서 미국, 유럽 등에서는 해양생물을 관광상품으로 하는 수족관, 시월드를 법적으로 금지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부산에서 유명한 아쿠아리움도 사라졌으면 하는 것이 내 소망이다. 그 아름답던 바다 속 생물들이 사실은 엄청난 학대를 받는 것이라 생각하니 절대 가고 싶지 않아졌다. 부산은 바다로 유명한데, 해양생물들에게 고통을 주면서 관광홍보를 할 것이 아니라 자연친화적으로 할 수 있는 관광상품을 개발해줬으면 좋겠다.

 

우리나라는 아직 동물복지에 대한 의식이 많이 낮은 편이다. 동물보호에 관한 강력한 법도 없고 여기저기서 학대가 많이 일어나지만 손 쓸 수 있는 방법이 많이 없다. 제일 좋은 방법은 다수의 국민이 이 사실을 아는 것이다. 동물을 좋아하는 사람은 많지만 동물들의 실상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은 없다. 생명을 위협하는 모든 잘못된 선택은 무지함에서 오는 것이기 때문에 일단 알아야 한다.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알아야 하고 나 하나가 어떻게 하면 이걸 막을 수 있는지 알아야 한다. 알면 어떻게 해야 할지 보인다. ‘나 하나가 실천한다고 크게 변하겠어?’라는 마인드를 가지기 보다는 나의 올바른 선택으로 인해 많은 생명을 살렸다고 생각하면 된다. 동물에 관한 많은 책들이 나오고 많이 이슈가 되어야 한다. 이 책은 동물을 위한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준다.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야 할 필독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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